내가 내 친구 너희에게 말하노니 …

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 내 마음을 털어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. 가장 가까이 사는 이웃은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몇 마디 대화도 나누긴 하지만, 친구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은 관계인 듯 합니다. 그러나 친구는 이웃과 달라서 속 마음을 터 놓고 진심을 이야기 해도 받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지요.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좋으련만,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. 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, 상대방을 더욱 배려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. 그러니 격식을 차리게 되고, 간극이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.

저는 가장 가까운 친구 한 사람을 들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제 아내입니다. 아내와 저는 1996년도 1월에 처음 만나 지금껏 함께 살아오면서 서로에 대하여 너무 잘 압니다. 말 그대로, “척하면 척”입니다. 때로는 내가 뭔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거의 쪽집게처럼 그것을 말해 버릴 때도 있어서, 이 사람이 내 속에 들어갔다 온 것은 아닌지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.

그런데, 오늘 아침에 읽는 예수님의 말씀에는 “내가 내 친구 너희에게 말하노니…”라는 구절이 있습니다. 누가복음 12장 6절 말씀인데, 이 말씀을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이 난감해 집니다. 예수님께서 나를 ‘친구’라고 부르신다면 이 얼마나 감동스러운 이야기 입니까? 그런데 조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니, 그렇다면 저도 예수님을 친구라고 여기고 ‘나의 친구’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?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가 감히 예수님을 친구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. 그만큼 저는 예수님과의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.

예수님께서는 제게 친구라고 불러 주시면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들려 주고 계신데, 저는 그것을 잘 마음 깊이 믿고 있지도 못하는 것 같고, 제 속에 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내어놓고 말씀드리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. 아직도 주님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저를 발견합니다. 이건 뭐지? 예수님을 만난 지 근 40년이 다 되어 가는데, 그 분은 나를 친구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. ㅠ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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